Dr. Massine Kelai, Center for Quantum Nanoscience

양자컴퓨터의 큐비트가 낯선 분들을 위해 그림으로 친절하게 소개해드립니다. 고전컴퓨터의 비트와 양자컴퓨터의 큐비트를 알기 쉽게 비교하고, 큐비트의 특성, 슈뢰딩거 고양이로 대표되는 양자 중첩 등을 설명해드립니다. 아울러, 양자나노과학연구단에서 직접 개발한 큐비트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큐비트이자 완전히 새로운 큐비트 플랫폼으로, 해당 논문은 2023년 10월 5일 사이언스에 발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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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적인 분야인 양자물리학의 떠오르는 별인 큐비트(혹은 양자비트)는 정보의 연산과 통신에서 새로운 차원의 문을 열어줍니다. 기본 컴퓨터의 비트가 특정 순간에 0 또는 1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양자컴퓨터의 큐비트는 양자 현상 덕분에 0, 1 또는 이 둘의 중첩 상태로 동시에 있을 수 있습니다. 큐비트는 이 특별한 중첩 성질 덕분에 통해 병렬 계산이 가능하며, 양자 컴퓨팅에서 혁신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큐비트에는 중첩 외에도 얽힘이라는 중요한 특성이 있는데, 이는 두개의 큐비트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그들 간의 양자관계를 유지하게 만듭니다.

고전 비트와 큐비트의 주요 차이점은 정보 처리 능력에 있습니다. 비트는 한 번에 하나의 상태만 나타낼 수 있는 반면, 큐비트는 양자역학을 활용하여 다수의 정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양자컴퓨터에 특화된 양자 현상 시뮬레이션까지 가능하게 합니다. 큐비트의 이러한 흥미로운 특성은 양자 컴퓨팅의 새로운 시대로 가는 길을 열어, 양자 암호화부터 양자 센싱에 이르는 분야에서 폭넓고 혁신적인 발전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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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은 불가사의한 면이 많습니다. 특히 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설은 양자 중첩을 매혹적으로 설명합니다. 1930년대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Erwin Schrödinger)가 창안한 이 사고 실험은 입자-파동 이중성의 개념을 밝히고 양자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넓힙니다. 우선 고양이를 독약병, 방사선 탐지기, 방사성 원자가 들어 있는 상자에 넣고 봉인합니다. 방사성 원자는 양자역학에 따라 중첩 상태로 존재하며, 확률적으로 그대로 유지되거나 붕괴합니다. 원자가 붕괴하면 가이거 계수기는 이를 감지하여 독을 방출해 고양이를 죽입니다. 원자가 붕괴하지 않으면 독이 방출되지 않아 고양이는 살아남습니다. 결과적으로 원자의 상태가 측정될 때까지 고양이는 살아 있으면서도 죽어 있는 ‘중첩된 상태’로 존재합니다. 

외부 관찰자가 상자 뚜껑을 열고 원자 상태를 관찰하면 그제서야 고양이가 살거나 죽은 상태가 결정됩니다. 양자 시스템의 상태를 관측하는 이 간단한 행위는 우리의 상식에 반하는 양자상태(삶과 죽음의 중첩)를 둘 중 하나의 상태(살았거나 죽었거나)로 결정합니다. 이 실험은 관측과 양자상태 사이의 복잡한 상호 작용을 강조하며 양자의 세계는 우리의 직관과 다르게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렇듯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양자 역학의 신비와 미시적 세계에서 관측에 대한 근본적인 탐구를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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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의 중심에는 양자의 본질적인 특성인 ‘파동-입자 이중성’ 개념이 있습니다. 이는 우리의 상식적인 직관을 거스르는 성질입니다. 루이 드 브로이(Louis de Broglie)는 양자 입자(전자, 광자, 중성자 등)가 실험에 따라 파동 특성과 입자 특성을 모두 나타낼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예를 들어, 전자는 전자기파처럼 파동으로서 간섭할 수 있지만(예: 영의 슬릿실험) 입자처럼 서로 충돌할 수도 있습니다(예: 콤프턴 효과, 광전 효과). 양자 입자에게 파동 특성이 주어지면 이 입자의 특정 공간 및 시간적인 확률을 진폭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파동함수라고 합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설로 돌아가면(제2화 참조), 상자 내부의 방사성 원자와 슈뢰딩거의 고양이의 상태는 확률 진폭의 분포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양자 중첩은 원자가 여러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게 하여, 그 상태가 관찰될 때까지 고양이가 살아 있거나 죽었을 가능성을 모두 열어둡니다.

그러나 이때 ‘결맞음’과 ‘결어긋남’이라는 아리송한 개념이 새롭게 등장합니다. 양자 결어긋남(Quantum Decoherence)은 외부 환경과의 상호작용 때문에 양자 시스템의 중첩된 상태가 점차적으로 사라지는 과정입니다. 슈뢰딩거 고양이의 경우 공기 입자나 빛과 같은 외부 세계와의 상호 작용으로 인해 양자 중첩이 없어져서 고전적인 특정 상태로 정해질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양자인 입자의 파동과 입자 측면 사이의 복잡한 상호 작용은 슈뢰딩거 고양이의 역설적인 운명으로 빗대어 이해해볼 수 있습니다. 또 결어긋남은 양자의 중첩 상태가 어떻게 고전 상태로 전환되는지 설명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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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팅에서 큐비트의 핵심은 외부 자극에 대한 양자 상태의 반응을 제어하는 것입니다. 전기 신호에 의해 변하는 고전 비트와 달리, 큐비트는 가해지는 무선 주파수 펄스에 따라 0과 1 상태의 사이에서 계속 진동할 수 있습니다. 이를 라비(Rabi) 효과라고 하며 양자 컴퓨터 작동의 필수 요소입니다. 펄스의 주파수와 지속 시간을 조정하여 큐비트의 양자 상태를 정밀하고 일관성 있게 제어할 수 있으면 복잡한 양자 연산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라비 효과는 물리학 분야는 물론, 화학과 의학에서 다양하게 활용하는 자기공명영상(MRI)의 개발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양자 논리 게이트는 기존 컴퓨터의 고전 논리 게이트와 동등한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하다마드 게이트는 중첩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 |0⟩ 상태의 큐비트에 하다마드 게이트를 적용하면 |0⟩ 과 |1⟩의 중첩 상태가 됩니다. C-NOT 게이트는 두 개의 큐비트를 연결합니다. 이러한 게이트들은 양자 알고리즘 구현의 기본이 됩니다.

요약하면, 무선 주파수 펄스로 큐비트를 제어하는 라비 효과와 하다마드나CNOT 등의 양자 논리 게이트는 큐비트로 양자 정보를 조작하고 처리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들입니다. 정확한 양자 제어와 양자 논리의 만남은 현재의 컴퓨터보다 현저히 빠르게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양자 컴퓨터 개발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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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양자 컴퓨팅의 세계에서 프로토타입과 야심 찬 대규모 시스템 간의 격차를 줄이는 중간 단계로 "Noise Intermediate-Scale Quantum"(NISQ)이라는 개념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수십에서 수백 큐비트로 구성된 NISQ는 섭동에 취약하여 양자 오류 또는 '잡음'을 발생시키는 특징이 있습니다. 민감도 때문에 발생하는 이러한 문제를 일반적으로 해결할 광범위한 양자 오류 수정 기술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NISQ는 분자 시뮬레이션부터 복잡한 문제의 최적화 및 양자 기계 학습에 이르기까지 특정 응용 분야에서 유망해 보입니다.

양자 컴퓨터 발전에서 이 단계는 연구자들이 큐비트를 안정화하고 NISQ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도록 장려하여, 양자 컴퓨팅의 성능을 고전 컴퓨터가 한계에 도달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립니다. 양자 컴퓨터의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실리콘 도펀트(도너 큐비트): 도너 큐비트는 실리콘에 개별 인 또는 기타 도펀트 원자를 사용합니다. 주목할만한 기관은 실리콘 기반 큐비트를 사용하는 Australian Centre for Quantum Comput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6] 와 풀 스택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려는 Silicon Quantum Computing [7]이 있습니다. 

🔷 토폴로지 큐비트: 마이크로소포트의 StationQ 프로젝트는 실리콘을 포함한 반도체 재료를 사용하여 토폴로지 큐비트를 연구합니다 [8]. 국제적으로 다양한 기관들이 양자 컴퓨팅을 위한 실리콘 기반 도너 큐비트를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있습니다. 실리콘 기반 양자 시스템의 양자 측정에는 전자 스핀 공명(ESR)과 같은 기술이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ESR에서는 도펀트 원자의 특성을 사용하여 큐비트의 상태를 조사하고 해독합니다. 

🔷 이온트랩: 큐비트 역할을 하는 이온트랩을 기반으로 하는 양자 컴퓨터는 수년간 연구되어 왔습니다. 레이저 펄스와 특정 전자기장을 사용하여 조작합니다. 갇힌 이온의 양자 측정은 양자 역학의 원리에 따라 바닥 상태 |0⟩ 또는 들뜬 상태 |1⟩ 중 하나에 양자 상태를 투영하는 레이저 기술을 사용합니다. 이 방법으로 양자 논리 게이트를 수행하기 위한 양자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 초전도 큐비트: 구글의 양자 프로세서인 시카모어(Sycamore)는 공진기와 결합된 트랜스몬 큐비트를 활용하는 54개의 초전도 큐비트를 사용하며 2019년에 공개됐습니다. 시카모어는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수천 년이 걸리는 작업을 200초 만에 완료했습니다. 이들의 주장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Sycamore는 양자 컴퓨팅에서 상당한 진전을 의미하며 후속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 광자 기반 양자 컴퓨터: 지우장(Jiuzhang)은 양자 계산을 위해 "보손 샘플링"을 이용하는 광자 기술을 활용합니다. 광자 큐비트의 양자 측정에는 측정 시 광자의 상태를 바닥 상태 |0⟩ 또는 들뜬 상태 |1⟩ 중 하나로 투영하는 광자 검출기가 활용됩니다. 지우장은 양자컴퓨터의 우월성을 주장하면서 76개의 광자를 조작하는 방법을 시연했습니다. 그러나 그 성과를 둘러싼 논쟁이 있으며 비평가들은 일반적인 적용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지우장의 한계는 구글의 양자 컴퓨터처럼 다재다능한 시스템과 달리 특정 작업만 수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더 폭넓은 관점에서 시리즈를 마무리하자면, 양자 컴퓨터의 발전은 복잡한 계산을 빠르게 처리하고 이전에는 풀 수 없었던 문제를 해결하며 금융, 물류, 제약 연구의 혁신을 촉진함으로써 세계 경제에 혁명을 일으킬 것입니다. 연구기관들은 이 국제적인 파도에 올라타야 하며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겠지만 [9] 이는 국가의 경쟁력과 경제 성장에 크게 이바지할 것입니다. 

 출처 및 참고자료 

[1]: Wang, Y., et al. Science 382, 87–92 (2023). [2]: Veldhorst, M., et al. Nature 526, 410–414 (2015). [3]: (a) https://ionq.com/quantum-systems/forte ; (b) Chen, J-S., et al. arXiv:2308.05071 (2023). [4]: Arute, F., et al. Nature 574, 505–510 (2019). [5]: Zhong, H-S., et al. Science 370, 1460-1463 (2020). [6]: Australian Centre for Quantum Comput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https://www.cqc2t.org/ [7]: Silicon Quantum Computing: https://sqc.com.au/ [8]: Microsoft's StationQ: https://news.microsoft.com/stories/stationq/ [9]: https://www.bcg.com/publications/2023/enterprise-grade-quantum-computing-almost-rea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