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실패를 수용해야 하나?
강철을 만들기 위해서는 금속을 불에 넣고 펴 늘일 수 있을 정도로 빨갛게 달궈야 한다. 그런 다음 금속을 불에서 빼서 망치로 두드려 모양을 내고, 이번에는 찬물에 적신다. 그런 다음 다시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이 혹독한 과정이 강철을 단단하게 만드는 비법이다. 실패도 비슷한 과정이다. 실패는 과학적 성공에 필요한 기술과 끈기와 투지를 발달시킨다. 실패를 통해 과학자는 다른 접근방법을 개발하고, 복잡한 실험을 최적화하며, 차선책을 세우는 법을 배운다. 또한 결실이 없는 길을 포기해야 하는 때가 언제인지를 배우기도 한다.
이 과정을 수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과학자들에게도 중요하지만, 연구를 지원하는 투자기관들과 정부들에게는 더더욱 중요하다. 올해 서울경제 신문이 주최한 서울 포럼에서는 장기적인 경제발전의 원동력인 기초과학에 초점을 맞추었다. 포럼에서 모든 발표자들이 실패를 수용하는 것의 인내와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연사로 나온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뜨거운 격려의 말을 전했다. 추미애 의원은 “도전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이것이 곧 우리 사회를 위한 소중한 경험과 능력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실패를 격려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것은 강력한 미래지향적인 발언이다. 물론 실패는 곧 돈 낭비라는 인식이 있으며, 대중과 정치 지도자들은 소중한 국민들의 세금을 낭비하는 것에 극도의 반감을 가지고 있기에, 실패에 대한 추 의원의 발언은 앞으로 시험을 거쳐야 할 것이다. 중요한 과학적 결실을 얻는 데 필요하며, 어쩌면 한국 최초의 노벨상을 가져다 줄 수도 있는, 인내와 반복되는 실패를 대중과 지도자들은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을까?
한 가지 변하지 않는 진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신생 기업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과학에서 실패는 정상적이며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언젠가는 서울에서도 페일콘 회의가 열리는 날이 오게 될까? 그것은 오직 시간과 태도와 정책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