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nkyung Kim's Lecture for Art Contest

홍보 영상 "미술과 양자나노과학이 무슨 상관?"

안녕하세요. 저는 이화여자대학교 양자나노과학연구단에 대학원생 김진경입니다. 저는 학부에서 물리학과 부전공으로 미술사학을 전공했습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양자란 무엇인지, 양자과학 예술이 어떻게 연결되는지입니다. 먼저, 양자란 무엇이고 이러한 양자 과학이 어떻게 예술에 접목될 수 있는 것일까요?


양자는 모든 물리량의 최소 단위입니다. 이러한 양자에는 전자, 원자, 빛 알갱이로 표현되는 포톤이 포함됩니다. 원자를 예로 들자면, 원자의 크기부터 설명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희가 지금 발을 딛고 서 있는 행성의 크기를 여러분은 가늠하실 수 있으신가요. 이 행성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굉장히 큽니다. 만약 이 행성의 크기를꽃처럼 줄일 수 있다면, 그 같은 비율로 꽃을 줄였을 때 그것이 바로 원자의 크기가 됩니다. 이것이 양자의 영역입니다. 사실 이러한 양자는 우리 일상에 굉장히 많이 들어있습니다. 레이저도 포톤의 효과를 이용한 것이고, 우리가 자주 쓰는 반도체 안에도 양자역학적 효과가 있습니다.앞으로 도래할 양자 컴퓨터까지도 이러한 양자의 효과를 고려한 것입니다. 그래서 반도체와 같은 나노 스케일의 영역, 10에 마이너스 9승 미터의 영역에서 양자역학적인 효과가 기술에 적용되는 것을 양자 나노과학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양자는 굉장히 특이한 속성들을 가지고 있는데 이제부터 그것들을 차례대로 살펴보겠습니다.


양자가 가지는 첫번째 성질인 파동과 입자의 이중성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양자에 대한 고민은 역사적으로 빛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출발했습니다. 이러한 빛은 파동성과 입자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특이한 성질이 있습니다. 파동이라는 것은 어떤 에너지를 가진 주기적인 진동이 공간이나 물질에 따라 퍼져나가는 현상입니다. 입자는 점처럼 생긴 작은 알갱이, 특히 이러한 알갱이가 운동성을 가지고 있는 것을 뜻합니다. 파동은 아주 연속적인 개념이고, 입자는 셀 수 있기 때문에 개별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험적으로 빛은 파동성과 입자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기존에 없었던 개념인 이 두 성질을 모두 가진 새로운 개념으로 양자를 받아들였습니다. 이러한 양자의 속성은 조르주 쇠라의 그림을 보면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빛을 통해서 인식하는 세상은 굉장히 연속적이고 전혀 불연속으로 끊어져 있거나 결함이 있는 세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조르주 쇠라는 우리가 보는 연속적인 세상을 수많은 점들로 구성해서 화면을 꾸몄기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작품을 보고 ‘우리가 인식하는 세상과 달리 실제의 자연이 불연속적으로 존재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떠올리게 합니다.


두번째 양자의 성질은 불확정성의 원리입니다. 양자역학 세계 이전의 기존 세계에서는 사과가 사과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을 본다면, 우리가 이 사과의 질량과 순간 순간의 위치와 속도를 알고 있으면 이 사과가 어느 지점에 어떤 힘을 가지고 떨어질지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양자의 세계에서는 입자들이 확률적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가 이 입자의 운동 상태를 정확하게 안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것을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미지로 잘 알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양자의 세계에서 아주 작은 상자 안에 아주 작은 고양이가 있다면 우리는 이 고양이의 상태가 죽어 있는지, 살아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고양이는 50%는 죽어 있고 50%는 살아있다는 상태로 묘사가 됩니다. 우리가 만약 억지로 이 상자를 열어서 고양이의 상태를 확인하면, 우리에게 절대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그 고양이의 상태가 확률로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불확정성의 원리를 자신의 작품에 적용시킨 작가들이 있습니다. 이 작가들은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불확정성의 원리’라는 전시에서 자신이 해석한 불확정성의 원리를 작품으로 선보였습니다. 이 전시에서 한 작가는 자신의 나라에 있는 어떤 내전의 상황의 불확실한 이면을 자신의 작품에 담았고 다른 한 작가는 정신 세계와 현실 세계의 불확실한 경계 자체를 자신의 작품에 담았습니다. 양자의 세 번째 속성은 중첩입니다. 중첩이라는 개념은 파동성으로부터 출발한 개념입니다. 만약 오른쪽으로 움직이고 왼쪽으로 움직이는 두 가지 종류의 파동이 있다면 이 두 파동의 크기의 합을 표현하는 것이 중첩입니다. 하지만 이 중첩이 양자의 세상에 들어오면 개념이 약간 달라집니다. 만약 0이라는 상태가 입자가 어떤 상자 밖에 있는 상태고, 1이라는 상태가 입자가 상자 안쪽에 위치하는 상태라면 이러한 두 가지의 상태를 서로 합한 것이 중첩입니다. 그리고 이 입자는 확률적으로 50%는 밖에 있고 50%는 안에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중첩의 속성은 피카소의 그림으로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피카소는 기존의 원근법으로 구성된 하나의 공간적인 시각을 탈피하여 정면과 측면의 혼합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우리에게 던졌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피카소는 대상을 정면으로 봤을 때 이미지와 측면에서 봤을 때 이미지, 두 가지 이미지를 중첩 시켜서 작품에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피카소의 그림이 양자적인 해석과 맞닿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실 중첩이라는 개념은 이미지 두 개를 혼합한다고 단순히 실현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에너지를 가지는 두 가지 상태가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 중첩입니다.


마지막 양자의 특징은 얽힘입니다. 얽힘은 말 그대로 두 가지 입자가 서로 상태를 공유한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세상에서는 두 가지 입자가 서로 가까워지면 두 입자의 상호작용이 커지고, 멀어지면 상호작용이 약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입자의 거리가 무한대가 된다면 두 입자는 개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양자의 세상에서는 두 가지 입자가 처음에 얽혀 있으면, 즉 같은 상태를 공유하면 이 두 입자의 거리가 멀어져도 얽혀있는 상태를 유지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러한 얽힘이라는 속성을 자신의 작품에 구현한 작가가 있습니다. 안토니 곰리는 퀀텀 클라우드 작품에서 이러한 얽힘의 속성을 표현하였습니다. 그 작품을 보면 중간에 사람의 형상을 한 구조물이 있고 그 밖에는 그것을 둘러싼 옅은 밀도의 구조물이 있습니다. 이러한 막 같은 구조물들을 작가는 사람의 피부라고 표현합니다. 제가 볼 때는 사람의 형상을 한 작품의 중간에 있는 구조물과 피부를 구성하는 구조물이 물리적으로 얽혀 있을 뿐 아니라 전체 작품과 그 배경의 경계가 모호하여 작품과 배경 또한 얽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양자의 속성과 예술 작품이 어떻게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양자역학 또한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관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기존의 과학을 양자역학이라는 새로운 관점이 바꿔놓은 것처럼 과학도 불변하는 개념이 아니고, 과학 자체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술 또한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세계를 매개로 두 가지의 다른 관점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다면 그것이 우리에게 새로운 감상의 기회, 새로운 작품의 기회, 더 나아가서 새롭게 세상을 볼 수 있는 관점을 얻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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