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


'시뮬라크르 트라이앵글'
김형우, 송준호

작품 해설

나는 질문을 던져본다. ‘현실을 자각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는 ‘만약’ 이라는 단어와 함께 간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이 현실을 자각하고 있다는 가정하에 나의 공간은 이곳에 존재하고, 고로 내가 이 현실에 있는가. 반대로 ‘나는 존재하지 않는가’ 라는 질문을 해 볼 수도 있겠다. ‘만약’의 과정이 지난 후에 나는 공간의 이해를 하기 시작하고, 그리고 나의 공간은 어떠한 현실에서부터 시작되고, 다른 공간과 함께 섞여 더 거대한 공간을 만들어 낸다. 난 질문한다. “이 현실이 정녕 나의 진짜인가?” 그리고 나는 진짜인가? 수많은 철학자들이 이 질문에 대해 고민하였고, 각자 스스로 도달한 대답을 내놓았다.

우리는 현실을 우리의 현실로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되는 위 작품은, 팬로즈의 삼각형에서 기인한 야외설치 조형물이자 그걸 사진적 묘사로 표현해낸 작품이다. 물성에 대한 오인된 형태는 우리에게 시각적 착각을 일으킨다. 바꿔 말하자면, 공간에 놓인 어떠한 것은 스스로의 본질을 그것을 바라보는 상대에게 인지시켜 그것 자체의 모습이 진짜인지를 증명해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공간의 본 질에 대한 인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그 속으로 들어갈 경우에는 더욱 더 알지 못하는 세계가 펼쳐진다. 흔히 미시세계와 거시세계로 나뉘어지는 두 거대한 개념의 세계는 각각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미시 세계에서의 운동, 거시세계의 거대한 힘. 본 작가는 위 두 세계가 스스로를 복제시켜 서로의 모습이 닮아있다고 생각했고, 그 모습이 마치 서로가 원본인데 서로의 모습을 복사해서 존재하는 듯한 모습으로 우리를 착각에 빠트리기에 위의 작품처럼 촬영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