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나노과학단장상 & 스핀 스트리머 유튜브 상


'겹과 결 '
무아레 (김지영, 장예원, 조예진, 배경우, 전희원)

작품 해설

안에는 아무것도 없고, 밖에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안에 있는 것, 그것이 곧 밖에 있는 것. 괴테의 시 ‘에피레마(Epirrhema)’ 中, -물리학자 ‘볼프강 파울리’는 [에피레마]로부터 영감을 받아 스핀의 얽힘과 중첩의 특성을 생각해 냈다고 합니다. 양자 세계에서는 두 개 이상의 양자 상태가 확률적으로 존재하며 관찰자가 ‘관찰'을 행하는 순간, 중첩된 상태가 하나로 인지됩니다. 우리는 수많은 관찰과 실험을 통해 물리법칙을 발견합니다. 현상으로 나타난 본질을 해석하고, 이를 개념으로 바꾸어 다시 본질을 찾습니다. 이 점에서 파울리는 관찰자가 만든 본질의 외부적 이미지인 ‘법칙’과 내부적 이미지인 ‘개념’의 동질성을 확신합니다. 서로 다른 내적 이미지여도 결국 하나의 본질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원자로 구성된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내면의 다양한 이미지를 마주합니다. 간혹 우리는 넘치는 인류애를 보이다가도 도덕적 해이를 경험할 때면 차오르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해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이미지는 한 사람에게서 나온 여러 가지 상(像)이므로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내면에 중첩된 다중자아를 가지고 있으며 각자가 살아가는 공간과 관계 속에서 자아의 흔적을 남기는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이 만들어내는 이미지는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결에서 나오는, 수많은 겹들의 산출물입니다. 팀 무아레는 다양한 정체성이 거듭 포개진 상태를 ‘겹’, 겹이 만들어낸 무늬와 흔적을 ‘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겹과 결'은 한 사람 내면에 존재하는 다양한 자아의 모습을 발견하고 포용해가는 과정을 양자역학 개념(양자 얽힘, 중첩, 입자성과 파동성, 연속과 불연속 등)과 연결한 작업입니다. 양자역학과 자아는 각각 과학과 철학의 본질을 다룬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합니다. 또한 이 둘은 관찰 불가능한 미시세계를 다루는 양자역학과 보이지 않는 내면의 자아라는 점에서도 공통점을 가집니다. 무아레는 이러한 특징을 미술의 기본 요소인 점, 선, 면을 활용한 영상으로 표현하고, 스토리를 퍼포먼스로 전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