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을 통한 기초연구

2021년 8월 29일

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은 주사터널링현미경(STM, Scanning Tunneling Microscope)을 이용해 양자 관련 다양한 기초연구를 진행한다. 현미경은 내부에 있는 탐칩으로 점자를 읽듯이 원자 성질과 모양을 측정한다. 특히 연구단 단장인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는 IBM 재직 당시 세계 최초로 주사터널링현미경을 통해 표면 위에 놓인 원자·나노구조물에서 나타나는 개별 원자의 스핀공명을 이용, 전자의 들뜬상태를 측정하는 `비탄성 전자 터널링 분광법(IETS)`을 개발한 장본인이다.

☞주사터널링현미경(STM, Scanning Tunneling Microscope) : 전자의 양자역학적 터널링을 이용하는 현미경. 전도성 탐침을 시료 표면에 아주 가깝게 가져간 상태에서 탐침과 시료 사이에 바이어스 전압을 걸어주면, 전자가 진공의 에너지 장벽을 꿰뚫고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넘어갈 수 있다. 이를 터널링이라고 부르고, 탐침으로 표면을 훑으면서 터널링 전류를 측정하여 표면을 볼 수 있다.

☞스핀(spin) : 양자역학에서 입자가 가지는 내재된 각운동량. 처음에는 전자의 자전에서 기인한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후 전자가 원자핵 주변을 실제로 돌 수는 없음이 밝혀졌다. 현재는 전하나 질량처럼 입자의 기본 성질로 보고 있다. 원자들의 스핀을 한 방향으로 정렬하면 자성을 띠어, 모든 입자가 갖는 ‘자석의 씨앗’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하인리히 단장은 IBM 재직 시절 주사터널링현미경을 통해 홀뮴(Ho) 원자 한 개로 1비트를 안정적으로 읽고 쓰는 데 성공했다. 현재 상용화된 메모리는 1비트 구현에 약 십만 개의 원자가 필요하며, 사실상 이보다 작은 저장 단위는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예컨대 전문가들은 원자 하나로 1비트의 디지털신호를 구현할 시 지금까지 상영된 모든 영화를 USB 메모리카드 한 개 크기의 칩에 담고도 남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 하인리히 단장 연구팀은 2019년 7월, IBM과 함께 원자 한 개의 자기장을 관찰할 수 있는 자기공명영상(MRI, Magnetic Resonance Imaging)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세상에서 가장 세밀한 MRI인 셈이다.

당시 하인리히 단장은 "병원에서 MRI로 사진을 먼저 찍어야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듯, 물리적 시스템도 정확히 분석해야 변형과 응용이 가능하다"며 "이번 연구로 원자들의 성질을 스핀 구조 측면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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