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eas Heinrich on Seoul Forum 2019

인재 유출

2019년 7월17일

한국이 이른바 '인재 유출'로 인하여 최고의 인재를 잃는 것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저는, 엄청난 기회를 때문에 서구에서 한국으로 온 제가 인재 유출의 반대된 예로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한국의 기초과학연구원과 이화여자대학교는 저를 위해 여기 서울에 이 놀라운 기회를 제공해주었습니다! 저는 우리 연구단의 반을 차지하는 한국인 연구원들과 나머지 절반의 외국인 연구원들과 함께 기초과학연구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는 저희 연구단을 위해 놀라운 시설을 지어주었으며, 기초과학연구원은 저희가 최첨단 연구 장비를 구입하고 만들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그 결과, 저희 연구단은 2년이 조금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저희 연구의 전문 분야에서 필요한, 스핀 공명의 고해상도 에너지 분해 능과 고해상도 공간 분해능을 가진 주사터널링현미경을 결합한 장비를 구축했습니다. 이는 세계에서 단 두 대밖에 없습니다. 바로 IBM의 저의 옛 연구실과 저희 연구단입니다. 저는 최근 독일에서 열린 대규모 컨퍼런스에서 이러한 새로운 결과를 발표했고, 청중들은 우리가 이 업적을 매우 빨리 달성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습니다. 그곳의 청중들로부터 느껴지는 QNS에 대한 큰 관심은 저에게 매우 큰 보람이었습니다.


제가 박사학위를 받고 나서 독일을 떠나고 몇 년 후, 발행부수가 꽤 높은 독일의 일반 일반대중잡지 "Stern"지는 "우수 인재들이 떠난다"라는 뜻의 "Die Besten hauen ab"라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저는 독일을 떠나 미국으로 간 인재 유출의 예로 언급되었습니다. 그 당시부터 독일은 매년 기초과학에 대한 기금을 꾸준히 늘렸고, 약 20년이 지난 지금 많은 과학자들이 독일에서의 기회를 잡기 위해 미국을 떠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재 유출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한국도 이와 같은 장기적 시각을 가졌으면 합니다.


기초 과학은 우수하고 빠른 성과를 기대하는 것 및 단기 투자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연구 성과는 서두를 수 없는 위대한 예술작품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빨리빨리" 분위기에서는 과학자들이 단지 기존 연구에 추가적인 일만을 할 것입니다. 예술가들과 마찬가지로, 과학자들은 정말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창조하기 위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훌륭한 기초 과학 연구자들이 많지 않은 이유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들에게 자금을 제공하는 기관들을 만족시키기위해 부분적인 연구를 수행하도록 강요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몇몇 위대한 연구자들은 그러한 제약들 안에서도 해결할 방법을 찾고 창의적이고 영향력 있는 연구를 계속합니다. 너무 자랑하고 싶지는 않지만, 저는 제가 그들 중 한 명이라고 믿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은 연구자들에게 비교적 장기적이고 안정적 자금을 제공하고, 8년 후에 매우 비판적으로 그 성과를 평가하겠다는 비전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제가 8년 안에 세계적인 수준의 기초과학 연구센터를 만들 수 없다면 시간이 더 많이 주어져도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개념과 제도는 저에게 매우 와닿았습니다. 사실, 저는 과학에서의 인재 유출이 전 세계적으로 더 나은 과학을 창조할 수 있는 환상적인 기회라고 믿고 있습니다. 최고의 인재들은 그들에게 가장 좋은 기회가 주어지는 곳으로 가야 합니다. 다행히도 한국은 미국과 유럽에서 제공하는 매우 좋은 조건보다도 더 월등히 경쟁력이 있는 기회를 창출해냈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한국 사회와 과학자, 정치인, 일반 대중들의 이러한 비전이 있는 리더십을 축하하는 마음을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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